나의 인도행은 참으로 즉흥적이었다.
즉흥이란 단어는 정말 이 상황에 쓰는게 딱 맞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생각해보아도
참 대책없이 무턱대고 티켓팅을 했었다.
놀랍고도 놀랄 자신감이었다.
아니 무언가에 홀린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무런 계획없이 인도행 티켓을 끊었다.
암튼 난 그렇게 인도행 티켓을 손에
들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표정으로
당장 닥칠 앞날을 생각하며
오묘함 감정에 사로잡혔다.
2011년 6월초 영화작업을 마치고
지친 몸을 추스리다보니 두달이 훌쩍 흘렀다.
8월 중순, 그 날도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아침에 요가와 수영을 하러 센터에 갔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컴퓨터를 하는 도중
저가항공사의 값싸게 나온 물건을 보고
냅다 티켓을 구매했다.
인천에서 쿠알라룸푸르행.
쿠알라룸푸르에서 델리행 비행기 티켓을 잽싸게 구매했다.
부모님과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고 어느 누구와 상담도 하지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미치지 않고서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30살의 인도여행을 하겠다는 꿈을 조금 일찍 실천하자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O형의 성격의 특징은 뒤늦게 충격이 온다하던데
역시나 한 2일 있으니 엄청나게 후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즉흥파 O형 친구,
그 친구와 함께 인도를 가게 되었다.
하. 정말 그 때 인도에 갈 운명이지 않았나 싶다.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이러저러해서
인도에 가게 되었다고 하니
자기도 가고 싶다며
그 친구 역시 다음날 티켓팅을 했다.
비록 나보단 비싼 가격에 구매했지만
어쨌든 이 막무가내 두 여인은 같은 날 인도에 입성하게 된다.
8월 중순에 티켓을 구매하고 9월에 인도로 출발했다.
영어도 안되는 내가 무작정 떠난 첫 배낭여행을
무사히 끝마치고 난 잘 살아(?) 돌아왔고
지금은 그 곳을 그리워하고 있다.
눈물이 나게 그립다. 아니 눈물이 났다. 정말 그리워서. 아쉬워서 그런건지.
전생에 내가 인도와 무슨 큰 인연이 있는건지...
인도 이야기 시작
글: 방랑낭자 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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